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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불 타버린 그라운드 (feat 이용규)

by 2021S 2010. 8. 30.

오늘 같은 경기는 기사 쓰기 복잡한 경기. 마감시간 다가오면 신경이 곤두서는데 그래도 이용규 덕분에 잠시 웃었다. 

귀신같이 커트해 내는 걸 보니 그냥 막 웃음이 터졌다. 기록 나온다 나온다 하면서 웃는데 정말 기록을 만들어버렸다. 올 시즌 투수들 곤혹스럽게 만든 기록 두 개. 과연 깨질 수 있을까?

결과는 안 좋았지만 이용규의 그런 모습이 참 좋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했다.. 이용규 타석이 2사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ㅎ

중간중간 커트해내는 이용규도 힘들어하던데.. 주자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지난번 주장이 한 번 신나게 달리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타자 역시 이용규. 이용규 연달아 커트해 내고 김상훈은 달려갔다 다시 오고. 또 달려갔다가 돌아오고. 그날은 주장 홈을 밟았었다.

다음날 물어보니 주장님 힘들어서 혼났단다. 그래도 홈에 들어와서 다행이지 안 그러면 용규 미워했을 거야~ 라면서 씩 웃었다.

<얘기 나온 김에 찾아 올려보는 .. 이용규 사진. 이 사진 ... 그냥 좋다.>


아마 경기를 볼 때 선수들은 공 하나하나가 마지막인 듯 최선을 다해 승부를 하고 또 달린다. 뻔한 결과라도 단 1%의 가능성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선수들. 그게 프로인데. 프로에서는 오히려 프로답지 못한 이들이 더 많다.

매 타석에서도 그런 열정이 필요할 테고. 1%의 가능성이라도 남은 싸움을 위해 KIA에게도 필요한 열정이 아닐까 한다.


아마 선수들 얘기 나온김에. 얼마 전 신인 드래프트 때..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 생각하면서 잠시 마음 아파했는데...

오늘 훈련을 하고 들어오던 양현종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걸음을 멈춘다. 양현종이 울 것 같은 표정 플러스 화난 표정 플러스 안타까운 표정 등등 다양한 감정이 담긴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이는 스카우트.

양현종 내 친구 어떻게 하냐면서 펄펄 뛴다. 우리 친구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있는데 어떡하냐고 나쁘다면서 펄쩍펄쩍.

양현종의 절친이 이번에 지명을 못 받았다.

올 시즌 끝내기 폭투로 24년만에 춘계리그 정상에 올랐던 원광대. 원광대 주장 이무진이 양현종의 절친이다. 우승했을 때도 친구 자랑을 하면서 명예 홍보대사로 나섰던 양현종인데.. 이번에 친구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양현종의 간절한 마음과 소원대로 친구가 힘을 내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기를...


한 선배가 최희섭에게 대뜸 재미있는 얘기를 해봐요.. 라고 했더니.

최희섭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얘기를 한다. 김치와 김치찌개가 있어요.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게요?

뭐.. 뭐야 하는 표정으로.. 멍하니 있던 기자들. 내가 그래서 그냥 골라잡자는 심정으로 ‘김치찌개’라고 외쳤다.

최희섭 아니란다. 김치가 이겼단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김치찌개가 쫄았단다. ㅡㅡ;;;;;;;;;;;;;


누가 해준 얘기곤 했더니............... 그 주인공 박기남이다. 아... 박기남 껌벅껌벅 거리며 무표정한 얼굴로 그 얘기를 하고 있을걸 생각하니 .. 웃긴다.

참 .. 사람 걱정하게 했던 박기남.. 꿰매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꿰매지는 않았단다.

내가 왜 오보하게 하냐고 버럭했더니.. 상처 부위를 보여준다. 흠... 많이 아플 것 같다.

정강이에 상처가 크게 났다. 위에 손톱으로 긁은 것 같이 넓고 깊게 두 줄로 상처가 나있고.. 그 아래쪽에 살이 움푹 파여 있다. 본인은 괜찮다고는 하는데 보기만 해도 아프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 입에서는 어이 갑각류.......이 말이 나왔다. 살이 아니라 껍데기인 듯.

요즘 기자라는 이름을 달고 ... 무책임하고 기본 없는 글을 써내려 가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열심히..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 속이 상할 때가 많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도 안 좋아지고.

오늘 한 선배가 속상하셨는지 한탄을 하셨다. 얼마 전 쓴 기사 때문에 메일함이 폭발했다면서. 비공개로 해놓은 개인 홈피까지 찾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놓고... 상상할 수도 없는 욕을 쪽지로 보냈단다.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다른 스포츠도 담당하는 이 선배.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모 선수에 대해서도 조금이라도 안 좋은 기사가 나가면 번호까지 알아내 전화해서 욕을 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유는 물론 자기가 응원하는 선수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사의 글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 쓴 기사도 한쪽에 치우쳐서 감정적으로 쓴 기사도 아니었다. 소통이 되지 않은 일방적인 팬들에게는 불쾌한 내용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모든 정황을 봤을 때 한쪽에 치우치거나 뭔가를 왜곡해서 쓴 기사는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감정적으로 뭔가 대하려 할 때면 넌 팬이 아니라 기자다라고 충고를 해주는.. 다양한 구단을 출입한 경험 많은 선배다. 

물론 모든 기사가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작성될 수는 없다. 기사에는 현장에서 취재하는 이의 판단과 감정도 녹아들어 가기 마련이다. 종종 정말 감정적으로 작정을 하고 기사를 쓰는 이들도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쓰는 기사에서 그렇게 쓰시는 분들은 거의 없다.


아무리 고심해서 기사를 써도 사실 관계를 잘못 파악했거나 취재가 부실했거나.. 스킬이 부족해서 기사를 잘 못 쓴 경우도 있다. 이럴 때면 물론 데스크가 책임을 물어오기도 하고.. 그 보다 더 데스크 같은 팬들이 질책하는 메일을 보내오시기도 한다.

이럴 경우에는 오히려 감사하다. 누군가 내가 쓴 글에 관심을 보이고 계시다는 것이고 이런 잘못을 고쳐가면서 더 좋은 기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읽고 싶지 않은 글이라서 비난만 쏟아내는 이들도 있다.

왜 그럴까. 정말 왜 그러는 걸까. 자신이 그런 입장이 된다면 과연 어떤 심정일지.. 왜 그걸 모를까. 자신의 인격이라는 걸. 자신의 존엄함을 스스로 헤치고 있다는 걸.

보고 싶은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듣고... 책임지지 못할 글을 쓰는 사람들이나..

보고 싶은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 사람들이나... 힘 빠진다.


많은 기자분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응원들 많이 보내주세요!

선배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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