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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나비전쟁 제 2라운드.

by 2021S 2010. 9. 29.


전에도 잠깐 쓴 적이 있지만 올 시즌 KIA에서 가장 기대했던 선수는 나지완이다. 가장 실망했던 선수도 나지완이다.

전지훈련 청백전 당시.. 이강철 코치와 나란히 앉아서 경기를 봤었다.

나지완의 타격을 본 이강철 코치가 외마디 탄성과 함께 ‘나지완 정말 좋아졌네’라며 혼잣말을 하셨다. 포항에서 처절하게 밥 굶어가면서 겨울을 났던 나지완이었던 터라 올해 잘할 거라는 기대가 컸다.

나지완의 다이어트는 정말 처절했었다. 손가락 쪽쪽 빨면서 애처롭게 사람들을 보던 나지완. 무릎이 좋지 않아서 체중도 줄이려는 것도 있었고 수비력 강화를 위한 복안이기도 했고. 수비력 강화는 결국 광저우아시안게임 승선을 위한 전략적인 무기였다.

결과는 실패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갈팡질팡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하는지 모른 채 방향을 잃은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한방을 말하고, 누군가는 정확함을 말하고. 광저우에 대한 욕심까지 더해졌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KIA, 우승 역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우승자라는 기대 그리고 우승의 화려함이 덕아웃 분위기를 바꿨지만 계속된 실패에 정작 그라운드에서는 자신감과 믿음이 사라졌다.

한국시리즈 사나이 나지완도 이런저런 것에 발목이 붙잡히면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데 실패했다. 침몰한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홈런을 때려냈지만 차세대 우완 거포에게 바라던 기대치는 아니었다.

태극마크라는 목표를 잃는 순간 나지완은 더욱 흔들렸다. 스스로 무너져내리면서 팬들에게 희망의 이름이었던 나지완은 애증의 이름이 되고 말았다.

무릎 때문에 일찍 시즌을 접은 나지완은 병원 신세까지 졌다. 진지하게 고민했던 군입대는 보류했다. 한 번.. 더 ‘도전’을 외친 것이다.

어느 무대이든 태극마크는 영광이지만 대륙간컵 대신 남해가 나지완이 새로 그리는 2011년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뭔가 부족한 듯하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민첩하고 .. 자신감 있고 유머러스한 모습. 나지완의 오묘한 매력이다. 하지만 올 시즌 야구는 현기증이었다.


나지완의 잔류, 김주형의 제대로 ‘나비전쟁’ 2라운드 막이 오르게 됐다.

나지완은 평소에도 그냥 나비야라고 부른다. 김주형은 팬들 사이에 중나비라고 불린단다. 이종환이 좌나비라서 ㅋ . 근데 왠지 공룡 같고 고양이 같은 김주형 나비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나지완과 함께 군대밥을 맛있게 먹고 있는 김주형.. 둘이 합친 몸무게 200㎏ 훌쩍 넘어간다. 이번 겨울 살과의 전쟁을 먼저 하게 생겼다.


 

날렵했던 2008년 2월 미야자키에서..  

 

김주형은 제대하면 그대로 짐 남해로 부치겠단다. 부모님은 아들 얼굴 12월에나 보실 듯 ㅎ.

2년이라는 황금같은 시간 군대에 다녀오는 이들에게 미안하지만.. 김주형 복귀가 임박한 것을 보면서.. 시간 정말 빠르다... 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쫄병이라고 홀쭉해져서 다니던 게 엊그제인데.

살이 쪄서 고민이라던 김주형.. 장타가 안나와요 라는 고민도 동시에 털어놨다.

장타가.. 안.. 나온다니...

걸리면 라이너로 사라져버리지만 홈런 스윙이 아니 된다면서 갈듯 말 듯 애를 태우면서 공이 넘어간다고 한숨이다. 올 시즌 80경기에 나온 김주형 13개의 홈런을 때렸다. 2루타는 22개. 타율은 0.317.

올 시즌 경기하는 모습을 많이 못 봤지만.. 2루타수 푸짐한 것 보니 담벼락에 공이 아슬아슬하게 맞는 장면이.. 그려진다.  ㅡㅡ;; 나지완이 무릎 때문에 고생했다면 김주형은 손목이 안 좋다.


내달 전국체전에서 경남대표로 출전하는 상무, 금메달에 도전한다. 부전승으로 올라간 상무는 고려대와 맞붙을 확률이 많은데... 10일 오후 1시 경기다. 

이번 체전 경남 곳곳에서 진행되는 바람에 상무 경기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반부 경기는 마산야구장에서 열린다. 광주는 송원대, 전남은 대불대가 대표로 나간다.

고등부는 광주일고, 순천 효천고.

전국체전 나가기 전 임준혁 다승왕 만들기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야 한다. 14승 중인 임준혁, 상무 장진용이 15승이다. 29일 등판이라 한 것 같은데.. 그러면 친정을 상대로 공동 다승왕에 도전하게 된다.

지난번 KIA와의 경기 때 친정팀 덕아웃을 방문했던 임준혁. 새로 온 선수들도 많고... 어린 선수들이 말똥말똥 임준혁을 바라본 모양이다. 당연히 임준혁, 목에 깁스들 하셨냐며...일침을 놓았단다.

나 신입생때도 그렇고.. 늘 요즘 애들이란......... 이런 얘기들 하곤 했다. 야구에서도 요즘 애들...... 이런 말들 나온다. 확실히 예전하고 다른 문화와 개성들.

어린 선수들 에피소드 얘기해 줬더니 김주형이 용규가 가만히 있느냐고 펄쩍펄쩍이다.

이용규가 나름 규율 대장이나보다. 하긴 종종 공 주우러 나와 대기하면서 후배들 닦달하는 이용규를 보기도 했다. 몇 년 뒤에 주장 이용규 이런??

이제 나름 중견급 선수가 되어가는 85둥이들. 참.. 이용규와 김주형.. 서로에 대한 호칭은 용팔이와 주팔이다. 근엄한 이용규도 친구 앞에서는 그저 용팔이다.


아무튼 김주형이 돌아온다. 내년이면 벌써 8년 차.

거대했던 이름에 비해서 보여준 게 미미하다. 기억에 남는 한방은 많지만 꾸준함은 부족했다.

연봉도 미미하다. 2500짜리 중견선수라고 종종 놀린다. ㅡ.ㅡ 복귀하셔서 연봉대박 나세요. 김주형 선수님!


닮은 듯하면서도 많이 다른 나비들.  둘이 장단점을 섞어놓으면 좋겠지만.. (수비는..?)

어떤 해보다 두 선수의 야구 인생에 중요한 해가 될 2011년,  애증의 나비가 애정의 나비가 되기를..

 

 

KIA 차세대 거포 누가 될까

KIA 타이거즈 나지완과 김주형 두 오른손 거포가 내년 시즌 치열한 자리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올 시즌 들쑥날쑥한 타선과 불펜진의 붕괴로 4강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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