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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글로 쓰는 말.

by 2021S 2010. 9. 30.


예전에는 나름 말을 잘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말이 어버버하게 나오는 것 같아서 불만이다.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활자에 더 익숙해져서 그러는 거지.

하고픈 말은 많은데 그게 딱딱 쉽게 말로 튀어나오지 않는다. 생각이 많아져서 말문은 오히려 닫혀버린 형국이다.

그래서 특별히 말실수는 안 하는 편인데.. 너무 이것저것 고려하면서 얘기를 하다 보니 의도지 않은 방향으로 말뜻이 읽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이들이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 말투에 이것저것 고민하기도 하는.. 소심한 A형.. 맞다.

어제 ‘말’때문에 예민해져 있어서.. 오늘은 말타령이다.

나도 가끔 방송도 하고 그러지만.. 어떤 질문에  맘에 쏙 들게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말도 하다 보면 는다고.. 선수들 인터뷰 스킬 향상되는 것 보면 알 수 있다.

몇 번 얘기했지만 이용규는 인터뷰 실력에서는 KIA 1위인 것 같다. 질문에 대한 답을 간결하게 집중력있게 잘 표현해 내고 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안정된 목소리톤도 장점이다. 인터뷰 자체를 즐기기도 하고.

그 반대의 선수는 전태현과 김선빈.


아직 경험들이 적어 더욱 그렇겠지만 아무튼 인터뷰라 하면 정색을 한다. 김선빈은 그나마 경험이 있어서 멍석 깔아주면 그런대로 잘 해내는데.. 전태현은 사람들 앞에 세우기도 쉽지 않고.. 그냥 돌이 되어버린다.


자신을 드러내고 말하는 게 아직은 어색하고 불편한 수줍은 선수다. 하지만 .. 조금 영악해질 필요는 있다. PR시대.. 이런 것도 프로선수에게는 하나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누구 사진을 올려볼까 찾아보다가 선택한 김선빈 사진. 사진은 블로그 내용과 무관합니다.>

 

윤석민은 극적인 모습이 덜하기는 하지만 말을 잘하는 선수.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기자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더 윤석민의 재치가 뚝뚝 묻어난다. 


문자도 참 재치있다.  

사람들 문자에도 개성과 성격이 묻어 나오는 것 같다. 문자를 읽으면 알아서 음성 자동 지원이 되는 듯한 기분이라고 할까.

윤석민의 문자에는 세심함도 담겨있다. 그게 의도된 배려이든 아니든.. 그렇다.

그리고... 문자 맞춤법은 훌륭하다. 개인 홈피에서 마음 가는 대로(?) 써놓은 글과는 다른... 그래서 가끔은 억지로.. 인터넷상에서 팬들을 낚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윤태공 아닌가!

박기남의 재치도 참 좋다. 거북이같이 느릿느릿 툭툭 한마디하면 나는 그냥 쓰러진다. 오늘도 결혼 관련해서 문자를 날렸다.

12월에 훈련이 진행되면서 결혼식 준비했던 선수들 비상이 걸린 터, 결혼식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는데.....

날짜 바꾸고.... 청첩장 붙이는 걸로 팔 재활을 하고 있단다. 눈웃음 표시 날리면서. 일하다 말고 피식피식 웃었다.

(유동훈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고 박기남과 최훈락은 크리스마스 다음날 새신랑이 된다.)

마주 보고 앉아서 수다 삼매경에 빠지곤 하는 안치홍의 문자는 의외로 간결하다. 말문은 트였지만 글은 아직.

나지완, 전태현은 애교과. 양현종은 별 같은 걸 애용하고. 이성우, 조태수는 다정다감. 신종길은 개구쟁이. 곽정철은 사색적. 연차 있으신 분들은 딱 아저씨 문자.

문자들 오면 안지우고 그냥 방치해 두는 스타일인데. 글 쓰는 김에 핸드폰에 남아있는 문자들 한 번 쭉 살펴봤다. 지인들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문자에도 다 개성이 있다. 공개하면 재미있을 문자들도 있고.. ㅎ 


빵 터졌던 문자 중 하나. 누가 보냈을까요? 상상에 맡깁니다. ^^

기아 어떡할 거야?? 누나가 살려내!

.....


참.. 현종아.. 너 추석 다음날 저녁에.. 단체 문자 보낸 것 .. 딱 걸렸다. 그때 진화선배랑 성우랑 커피 마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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