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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비 오는 8월의 밤. 기다리다.

by 2021S 2014. 8. 4.

 

기다림의 시간. 가장 간절하게 시간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는 곳.

챌린저스 필드 웨이트장, 재활조 훈련시간.

 

 

 

 


이게 7월26일 사진.

임준혁은 재활조 탈출해서 세 경기 연속 연투도 했고. 다른 선수들도 걸음이 바빠졌다.

 

 

 

 

마음은 급한데 몸은 따라주지 않고.

 

급하게 갔다가는 오히려 더뎌지고.

 

그래도 이날 박상옥과 차명진은 싱글벙글.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많았고 의욕도 넘쳤는데. 각각 무릎과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피칭 훈련 들어간다고 얼굴 가득 미소다. 본인들에게는 길고 긴 시간이었겠지만... 벌써 그렇게 됐냐고 웃었다. 젊음이 좋다. 

 

차명진 캐치볼 시작한다고 눈 안보이게 웃고, 옆에 있던 형 박상옥은 자신은 하프피칭이라며 더 활짝 웃는다.

 

정용운도 공 잡았고, 이인행도 배트 잡았고.

 

 

 

 

 

온다간다 소식 없이 불쑥 나타나서 심하게 반가웠던 최용규는.

경기에 뛰고 있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하고 온 만큼 ‘벌써?’라는 말이 나왔는데.. 열심히 준비했을 것이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단다.

 

 

홀쭉해진 얼굴 머리까지 빡빡 밀어서 더 말라보이는 최용규.

“군대 다시 가려고 그러냐?”고 웃었더니. “군대라도 다시 가고 싶은 심정이다”며 마음대로 야구가 안 된다며 웃는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돌아온 그라운드. 기다리는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기를..

 

 

 

여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아가.

 

 

 

 

신종길 주니어 다윤이다.

 

아빠 응원하러 함평에 온 다윤이.

 

덕아웃에 아빠가 보이니 손을 흔들면서 꺄르르 웃는다.

 

아빠 사진을 보여주면서 “누구야?”라고 물으면.. “아빠”라면서 깔깔 웃는다.

 

 

 

 

 

아빠도 애틋하다.

다윤이를 보는 눈에서 하트가 쏟아져 내린다.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어찌 안 그러겠는가.

이날 컨디션이 좋았던 다윤이는 이모를 향해서도 방실방실.

 


 

 

 

블루베리 간식을 먹으면서도.. 자기 하나 먹고 나 하나 먹여주고. 그러면서 막 웃는다.

 

이날 경기장의 최고 인기 스타!

 

이것저것 먹을 것 챙겨주시던 코칭스태프. 삼촌들도 다윤이 한번 보겠다면서 들썩들썩. 

 

누구 주니어인 줄 모르던 선수들도 딱 보면 안다. “종길이 형 딸이야?”

 

 

 

 

 

일본에서 기다리던 방망이가 왔다.

 

감독님께서 김주형을 주려고 준비를 해두셨다는데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을 찾았다.  34인치 방망이를 쓰는 세 사람. 김주형·나지완·필.

 

방망이를 들고 선물을 줄 선수를 기다리고 계시던 감독님.

 

나지완이 훈련을 끝내고 들어오자 감독님이 흐뭇한 표정으로 방망이를 내어보이신다.

 

넙죽 감사합니다..하고 받을 줄 알았던 나지완, 가볍지 않느냐면서 한번 튕긴다. 역시 나지완이다.

 

당황하신 감독님. “이게 가볍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휘둘러 보시는데 가벼워 보이진 않는다. ^^;;

 

씩 웃던 나지완 “그럼 한번 돌려보겠습니다”며 방망이를 하나 받는다.

 

휘휘 돌려보니 어라 밸런스도 맞고 무게도 좋다. 이내 나지완의 얼굴 표정과 말투가 달라진다.

 

“괜찮다”면서 뺏듯이 방망이를 챙겨서 걸음을 옮긴다.

 

“경기할 때 안 쓰려면 내어놓느라”는 으름장에 “첫 타석부터 들고나가겠다”며 유유히 사라지던 나지완.

 

 

가슴 졸이던 나지완의 기다림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아직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다. 초심으로 끝까지, 정말 마지막 그 순간까지 좋은 모습으로 해피엔딩으로 올 시즌을 장식하길.

 

 

 

 

 

필에게도 주어진 방망이.

 

얼마 전 예쁜 딸아이를 얻은 필.

 

예정일이 넘으면서 초보 아빠 애가 탔었다.

 

아가와 엄마 모두 건강하다면서 행복한 필이 됐다.

 

아가도 태어나고.. 요즘 필이 기다리는 것은 가을?

 

한국의 찜통더위가 만만치 않은 필.

 

습도가 높아서 힘들지 않으냐고 물으니.. 망설임 없이 힘들단다.

 

그러면서 애타는 눈빛으로

 

“8월에도 이렇데 덥냐?”고 물었다.

 

그렇다는 대답에 잠시 침묵에 빠진 필. 힘내요!

 

 

 

 

긴 설명이 필요없는 반가운 사진.

 

서울에서 개인적으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서울 살림.

 

그래도 하프 피칭 끝내고, 60% 정도로 공을 던지고 있다.

 


 

 

 

8월 말이나 9월 정도에 광주로 내려올 예정이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돌아오기를.

 

 

 

 

오늘은 비도 오고, 기분도 울적해서 노트북을 켜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 또 글이다 .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놔야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어쩔 수 없는 글쟁이인가 보다. 글은 곧잘 풀어내는데 말은 왜 그렇게 풀지 못할까...

 

 

 

기다리다. 기다림.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어떤 순간과 기회를 기다리기도 한다.

기다림은 설레는 행복이기도 하고 인내가 필요한 고통이기도 하다.

그게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의 기다림이 사뿐사뿐 걸어오고 있기를.. 이상으로 오늘의 업뎃 마무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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