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안겨드리고 싶었다.
허겁지겁 뛰어다니면서 구한 소국을 안고.
조심스럽게 들어선 곳.
나도 잠시 머뭇거렸고. 그분도 잠시 머뭇거렸다.
악몽 같던 시간에 조금은 변해버린 모습.
하지만 잠시 후 표현해 낼 수 있는 모든 표정과 눈빛으로
당신들을 알아보겠노라고 대답을 하셨다.
깊은 잠을 자듯 눈만 감고 계시던 분이.
일어나 앉아 몇 마디지만 목소리도 들려주시고
눈도 마주쳐 주셨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 또 감사하다.
덕아웃에서 정겹게 했던 인사. 손뼉 마주치고 손가락 하늘로도 찌르고...
그 인사는 못했지만.
돌아서 나오려는 우리에게 주먹을 내미셨다.
승리의 순간 하곤 했던 그 인사.
그 순간 느껴진 힘은 그라운드 위에서 느꼈던 것처럼 여전히 강렬했다.
얼마 동안 서울로 자리를 옮기시게 됐다.
그리고 조만간 팬들 앞에 서시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두 발로 팬들 앞에 서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 약속 지켜주실 거다.
.. 만감이 교차한 가을.
봄여름가을겨울의 미련이 자꾸 입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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