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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야구 없는 야구 얘기.

by 2021S 2010. 10. 12.

최윤희씨의 소식을 접하고 상당히 놀랐었다.

놀라움 다음에 찾아온 감정은 안쓰러움이었다.

개인적으로 친분도 없고 그렇게 관심을 가지던 인물은 아니었지만.

라디오를 통해 그 사람의 목소리와 얘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고, 그 순간만큼은 행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얘기했던 그 사람은 정작 마음껏 불행할 수도 없어서 행복할 수 없었을 것 같다.

행복전도사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틀.

행복 전도사이기 때문에 자신의 불행 앞에서 당당하지도 약해질 수도 없었던 것은 아닌지 그게 가슴 아프고 안쓰러웠다.

우리 사회에서는 ‘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나쁜 사람은 계속 나쁜 사람이어야 하고 착한 사람은 계속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

다 커버린 사람들에게는 한 번 박힌 틀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나쁜 사람은 착해보려해도 나쁜 사람이라는 틀에 발목이 잡혀 힘들다. 착한 사람은 늘 착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누구나 나쁜 사람이기도 하고 착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봐주지는 않는다.

편의상 이 사람은 어떤 사람, 이렇게 정의해버리는 게 어른들의 습관이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사람들을 분류해버리기도 하니까.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내 편 또는 적.




이 얘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엉뚱한 사진 하나를 놓고 말이 길어진다.

바쁘게 쫓겨 살다보니 사람들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그 사람에 대해서 정의 내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애써 내가 내린 정의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 보니 시간이 지난 뒤 내가 내렸던 정의가 잘못 됐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 경우도 많다.

이 사진 속 두 사람의 경우에도 그런 것 같다. 무척 강한 것 같고 사실 강하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기도 하다.

예전 블로그에서 아마 이 사진을 올리면서 임준혁의 눈이 참 예쁘다는 것을 알고 무척 놀랐다는 얘기를 썼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 보다가 전지훈련때 유심히 지켜보면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봤다는 얘기를 하면서.

준혁이도 그렇고 우석이도 그렇고 유심히 보면 선한 눈빛이 있다.


임준혁의 인터뷰를 했다. 그 전에 그렇게 차분하게 오랫동안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얘기를 나누면서 또 다른 야구선수 임준혁을 볼 수 있었다.

한 틀로 사람을 보지 않기. 많은 얘기 듣기.

강한 이미지에 갇혀 힘들어하는 내가 사람들에게 다른 틀로 나를 봐주고 얘기를 들어주라고 바라는 것처럼 ...  나도 그렇게 사람들을 대해야 할 것 같다.

알면 알수록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인간관계의 일부고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 흠... 오늘도 생각많은 나의 블로그는 삼천포에 빠져있군.

자신의 강한 이미지가 부담이 되기도 하다는 임준혁. 보기보다 귀엽고 부드럽습니다. ^.^

임준혁의 야구 이야기는 ............ 나중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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