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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윌리엄스 감독은 즐겁다

by 2021S 2020. 6. 4.

카리스마가 있는 감독. 워낙 스타선수이기도 했고. 그라운드에서는 포스가 상당하다. 

인터뷰를 할 때도 물론 분위기를 압도하는 무언가 있다. 그렇지만, 한 번씩 피식 터지는 웃음이 있다.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농담을 하면서 웃을 때 보면 또 다른 감독님이 있는 느낌이다. 

대부분은 바로 농담을 알아듣고 기자들도 같이 웃지만, 통역이 먼저 까르르 웃고 나중에 같이 웃는 경우도 있고. 

아무튼 진지하게 농담을 하는데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을 종종 보게 된다. 언젠가는 팬들에게도 공개될, 그 표정을 혼자 보기 아까울 때가 있다. 

 

요즘 KIA의 깜짝 홈런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박찬호의 홈런도 그중 하나. 

다음 날 "사실 홈런을 기대한 선수는 아닌데"라며 박찬호 홈런을 이야기했더니. 

윌리엄스 감독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2타점 적시타치고 오라고 했는데 홈런을 쳤다"며 웃었다. 

다음 타석에서도 주자 있어서 또 적시타치고 오라고 했다면서 다시 또 아빠 미소. 

박찬호가 사령탑들에게 매력 있는 선수다. 일단 기본 수비가 좋고. 전라도 표현으로 '귄'이있다. 

막 입단하고 루키 시절에는 "에고 진짜 어린 선수다 허허"이런 느낌. 

예비역이 되고 연차 좀 쌓인 지금은 까불까불하니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매력? 

오늘 소통에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야구판이 상하관계가 엄격하다 보니, 외국인 감독의 문화가 아직은 어색할 수도 있다.

많이 달라졌고 편하게 편하게를 강조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감독님이니까 편하게 다가가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행동으로 편하게 다가가려고 한다고 그랬다. 펑고를 치고, 배팅볼을 던져주고, 수비할 때 옆에서 공도 받아주고. 그러면서 선수들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늘 열려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고 있다. 

선수들이 영어를 쓰면서 노력하려는 모습이 좋다는 윌리엄스 감독. 

"그중에서도 누가 가장 스스럼없는 선수냐"고 물었다. 

예상대로 찬호팍이 나왔다 ㅎ. 

굿 애프터눈 같이 매일 영어로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노력하는 모습, 그라운드에서 이글이글 타는 승부욕도 지도자 입장에서는 안 예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 애정이 그라운드에서 바로 노출되기도 했다. 박찬호가 도루하다가 허벅지를 다쳤던 경기. 

수비하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낀 윌리엄스 감독이 그라운드로 (급하게) 걸어 나갔다. 

그때 어?어? 왜? 왜? 사람들 반응이 그랬다. 

투수를 향한 걸음이 아니라 내야로 향하고 있어서. 감독님 눈에는 보였던 미세한 움직임. 그리고 KBO리그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내야 확인 방문. 

"장난기도 많고 헷갈리게도 하는 요주의 인물"이라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직접 눈을 보고 확인해야 할 경우가 있다"고 웃었다. 

진실을 말하라는 말에 물론 욕심 많은 박찬호는 괜찮다면서 뒷걸음질 쳤지만, 다음 이닝에 교체됐다. ㅎ

다른 기자가 "외야수의 부상 경우에도 동일하신가요??"라는 질문을 했고. 윌리엄스 감독은 태연한 표정으로 "그때는 뛰어가서 확인하겠다"고 말해서 사람들을 웃겼다. 

 

다시 소통이야기로 돌아와서.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도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입장이라면서 한국말을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고 그랬다. 

라커룸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한다는 윌리엄스 감독. 이어 "그런데 선수들은 굿모닝이라고 영어로 인사한다"고 말해서 사람들 웃음이 터졌다. 

이내 눈웃음을 지으면서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서 또 웃었다. 그 표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 ㅠ.ㅠ 

 

오늘 또 많이 웃었던 부분이. 

전상현의 '0'의 행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어떤 부분이 좋냐고 질문을 했다. 

커맨드를 언급하면서 공격적인 승부 등을 전상현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래서 다시 질문을 했다. 만약 타자로 승부를 하게 되면 어떻게 전상현과 승부를 하실 것인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바로, 드래그 번트라고 말해서 통역이 빵 터졌다. 통역이 눈 안 보이게 웃자 감독님도 얼굴을 보면서 같이 신나게 웃었다.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코너워크가 좋다면서, 0의 행진이 계속될 수는 없겠지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다면서 웃던 윌리엄스 감독. 

5월을 평가해주라는 말에 '서프라이즈'를 말했던 윌리엄스 감독. 

매일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매일 궁금한 것들이 생겨서 인터뷰 시간이 재미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야구를 배우는 것도 즐겁고. 그리고 덤으로 영어 공부도 같이 하고 있다. 아 이럴 때 이런 단어를 쓰구나, 아 이런 의미로 사용되구나 매일 하나씩 배우고 있다. 

야구와 영어 실력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 야구는 배우고 배워도 어렵지만 ^^ 

 

관중석에서 내려 찍다 보니... 다리가 짧게.. 나왔...

웃으면서 항의 중. 이 사진 몇 초 전에는 방망이도 바닥에 던지셨다. 

 

이유는.. 데드볼(?). 간신히 공을 피한 감독님. 

포수들 송구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포구하는 쪽에 가서 서서 심판을 자처했다. 

아웃, 세이프를 외치며 포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었는데. 

감독님을 향해 공이 날아왔다. 화들짝 놀라면서 공을 피한 윌리엄스 감독. 영상으로 다시 보니 공이 총알처럼 날아왔다 ㅎ.

바로 방망이를 집어던지셨다 ㅋ

감독을 향해 강속구를 던진이는 바로.. 이날 콜업된 이정훈. 

감독님은 이내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했다. 이렇게 안 알려줘도 1군 와 있는 것 알고 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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