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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올드하지 않았던 올드유니폼

by 2021S 2020. 6. 26.

 

경기 시작 전 검빨 유니폼을 입고 각자의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 (나주환과 박찬호는 저렇게 세트다)

유니폼 장착만으로 전투력 10% 상승한 것 같은 포스. 

 

 

팬들도, 선수들도, 나도 기다렸던 날.

훈련 때는 이렇게 편하게 입고 있으니까. 그냥 보통의 날. 

하지만 전광판부터 강렬하다. 경기장에서는 80-90 음악이 흘러나오고. 속으로 김기훈은 이 노래를 알까??라는 생각을 했다. ㅎ

그리고.. 경기를 앞두고 워밍업이 시작되자 다시 관중석으로 달려 나갔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서. 

덕아웃에서 선수들 분위기를 담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관중석에서나마.. 관찰하면서 그들의 들뜬 상태를 엿볼 수 있었다. 

무등시절에도 했었지만. 그때와는 뭔가 다른 더 고급스러워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ㅎ

아무튼. 터커를 보는데 해태 레전드님 오신 줄. 터커를 위한 터커의 유니폼 같은 느낌이었다. 

유난히 하체가 더 튼튼해 보이기도 했다. 경기 중에 홍보팀이 계속 터커 엉덩이가 저렇게 컸나요?? 무게 중심이 뒤로 가네요 이래서.. .웃느라 혼났다. 

 

 

아대와 고글까지 찰떡. 어떤 공이든 다 쳐주겠다.. 이런 포스. 

옛날 음악도 나오고 유민상은 흥에 취해 율동도 선보이고. 

덥다덥다라는 소리는 곳곳에서 흘러나오기는 했다. 

정말 더워요??? 네. 여름에 흰옷과 검은 옷을 입었을 때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박찬호는 스타킹 야무지게 올려 신고 예쁜 옷 입었다면서 방실방실.

덕아웃에서 선수들 바지 올렸다가 내렸다가, 서로 올려주고 내려주고.... 앤서니 코치도 처음에는 스타킹 신고 등장했는데. 수염까지 더해서 가장 잘 어울렸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레전드. 홈런왕 김봉연과 88년 MVP 문희수. 

감사패 전달식 화면도 레트로 감성으로 너무 예뻤다.  

 

 

타이거즈와 타이거즈들. 

수석님도.. 이날 가장 즐겁게 올드유니폼 데이를 즐긴 인물 중 한 명. 

훈련 시간부터 유니폼 풀장착 하시고 경기장 여기저기 돌아다니시면서 기념 촬영을 하셨다고 ㅎ 유쾌함 그 자체.  안방에서 처음 시리즈 연승을 했을 때.... 흥겨운 라커룸에 수석님께서 빗자루를 들고 등장해 스윕을 외쳤다는 일화도... 

덕아웃 전력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특급 선수. 

 

 

그리고 진짜. 원조 유니폼의 원조들. 홈런왕과 우승반지 수집러. 

"88년도 우승했을 때 사진 가지고 있는데 우승 몇 번이나 해봤냐?"

"7번 한 것 같습니다."

눈뜨면 우승. 우리 선배들도 가을이면 하는 당연한 취재였다는 타이거즈 우승. 

물론 옛날이야기도 나왔는데. 

예전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스파이크가 가장 뜨거웠다는 것. 스파이크도 검정색이라서 대구 가서 경기를 하면 발에 불이 붙는 느낌이었다고. ㅎ

유니폼 이야기하다가 먹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홈런왕께서 계속 직구를 던지졌다.

"동열이가 던지고 내려와서 머리에 얼음 대고 있으니까 김응용 감독이 와서 그렇게 덥냐고 해. 자기는 그늘에만 앉아있으니까 안 덥지."

"경기장 돌아봤는데 선수들 식사 나오는 것 보니까 정말 잘 나오더라. 우리 때는 햄버거 먹고 하기도 했어. 자기가 (김응용 감독) 햄버거 좋아하니까."

옆에서 우유도 나왔다고 거들던 MVP. 

 

“라떼는 말야…검빨 유니폼 보면 다들 벌벌 떨었지”

‘타이거즈 왕조’의 추억이 챔피언스필드에서 되살아났다.KIA 타이거즈는 20·21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올드유니폼 데이를 열었다. KIA 선수들은 상대에게 공포��

kwangju.co.kr

무조건 이기고 보자였는데, 어찌 됐든 팀이 먼저였는데. 선배들 눈에는 팀 퍼스트가 아닌 모습이 아쉽게 보일 때도 있는 것 같다. 

김봉연=27번 기억하고 있었는데. 

16번이 낯설게 느껴졌다. 은퇴할 때 16번이었고 20번을 다셨다는 문희수 감독님. 그래서 찾아본 팬북 ㅎ 

 

 

 

대를 이어 검빨 유니폼을 입은 유민상 선수님의 아버님 사진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팬북이 몇 권 빈다. 연도별로 다 가지고 있었는데 ㅠ.ㅠ 나중에 찾으면 올리는 것으로. 

아무튼 추억의 유니폼을 입고 시원하게 타점 먹방 성공. 

 

 

생애 첫 만루홈런으로 한 숟가락에 4타점. 이날 5타점. 

역시 유민상답게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는데. 

아버지가 입은 유니폼을 입고 잘해서 기분이 더 좋았다면서... 

 “아버지께서 해태에서 잘하셨으면 오늘 레전드로 오셨을텐데 못 오셔서 아쉽다”고 말해 사람들을 쓰러지게 만들었다. 

나중에 인터뷰 음성 따로 올려야겠다. ㅎ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들의 아들, 후배들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많은 게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은 하나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예전 해태시절 팬북 뒤적이다가 아니 다들 너무 위대하잖아.. 이런 생각은 했지만. 결국 타이거즈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뭉쳐서 만든 왕조의 역사다. 

이기는 전통을 이어가길. 

그리고... 올드유니폼은 종종 입었으면. 이 바닥이 정말 징크스에 취약한 곳이라서. 새로운 시도할 때 이것저것 의식 많이 한다. 

'괜히 안 하던 것 해서 졌다' 이런 게 될까 봐 이벤트날 관계자들 노심초사. 팬들 사이에서도 괜히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 그래도 계속 입다보면 징크스, 확률이 의미 없어지기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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