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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순간 순간을 사는 사람들

by 2021S 2020. 7. 8.

그래 그동안 시원하다 했다. 여름이 시동을 걸었다. 

오늘은 얼굴과 손도 따끔하다. 땡볕취재 중이라. 

코로나19 덕분에 취재환경에 제약이 많다. 덕아웃 출입 금지라 관중석을 오가면서 땡볕취재 중. 

선수들 순간순간 붙잡기 위해서 땀범벅. 그런데 몸무게는 왜죠?

그래도 이런 취재라도 감사하다. 날 더워져서 야외 훈련 안 하는 날은 그마저도 취재 불가. 정말 궁금한 것 있으면 톡 취재. 선수들 안에서도 웨이트도 하고 미팅도 하고 바빠서 실시간 지연 답변.  기사 쓰면서 발 동동 굴리는 경우도 있고. 어렵다. 취재. 

오늘은 한 주의 첫날이라서 야외에서 부지런히 훈련이 진행됐다. 3루 외야에서 투수조 훈련, 1루 외야에서 야수조 훈련이 진행됐다. 오늘은 1루 관중석으로 향했다. 

누가 왔을까 궁금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선수가 0번 홍종표. 

선배들 무리 가운데서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 이런 표정으로 홀로 몸을 풀고 있어서 단번에 눈에 확 들어왔다. 김선빈 대신 홍종표가 왔구나.. 라고 생각한 순간 13번이 보였다. 

그렇다 이창진이다. 다시 스캔을 시작했다. 누군가가 빠져야 하니까. 내가 못 찾은 건지 다른 훈련 중이었는지 김규성이 안 보였더란다. 김규성인가?? 이런 생각으로 고개를 돌리니. 투수들이 폴앤폴을 하는데. 

한 번 정도 뛰고 말 것인데. 양현종과 문경찬이 열심히 외야를 오간다. 캐치볼 훈련이 시작돼도 두 사람은 뛰고 또 뛴다.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확인을 해보니. 

그 순간 김규성이 덕아웃에서 글러브를 만지막 거리고 있고, 문경찬 말소. 홍종표와 이창진 등록. 

외야에서 몸풀기가 끝난 뒤 다시 부지런히 달려서 3루 쪽으로 이동. 

덕아웃 오갈 때 타이밍 맞춰서 선수들 불러야 한다. 한번 지나가면 끝이다 ㅋ 특히 투수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취재환경이라서 오늘 쌍끌이 취재를 했다. 눈에 보이면 일단 부르고 묻는다. 

시간 배분도 잘해야 한다. 언제 누군가 또 지나갈지 모르니까. 

우선 타겟은 새로 온 이창진과 홍종표였는데. 이창진은 훈련이 남아있어서.. 나중에 이야기를 하자고 했는데 감독님 인터뷰 다녀오고 나니 시간이. 

여전히 여긴 어디인가요라는 표정의 홍종표와의 인터뷰는 성공. 

1군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잠을 못 잤단다 ㅎ.  대화를 하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는단다.  다른 팀 동기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는 홍종표. 잘 하려하기 보다는 열심히, 실수 안 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단다. 

프로 선수로 새로 시작하는 시간. 환희의 순간도 많을 것이고 좌절의 순간도 경험할 것이다. 하지만 2020년 7월 7일, 챔피언스필드로 향하던 그 마음 잊지 않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프로선수로 좋은 모습 많이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 ^^ 

정해영도 친구가 와서 싱글벙글. 

서덕원에게도 뒤늦게 1군 데뷔 축하인사를 할 수 있었다. 

하필 첫 상대가 감이 좋았던 정은원. 13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커트커트 할 때 긴장이 풀렸다고 ㅎ

많은 이들의 첫 등판 순간처럼. 오로지 포수만 보였다고. 데뷔전 치른 투수들 한결같이 하는 말이 "미트밖에 안 보이더라". 그러면서 점점 시야가 넓어진다고 한다. 

다음에는 볼넷 안 주고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오늘 좋은 모습 보여줬다. 

전상현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막 훈련 시작할 때 얼굴은 좋았다. 멘탈 회복? 굿?이라고 물으니 엄지 손가락 치켜 들어줬다. 

훈련 끝나고 보니 얼굴이 쏙 들어가 있어서 웃음이 났다. 몸이 아프거나 체력이 떨어진 느낌은 아닌데 연속 볼넷이 나오고 있다면서 더 집중해야겠다는 전상현. 당분간 마무리 역할을 해야 한다. 

문경찬은 마음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붙잡고 들어갔다. 팔꿈치도 무겁고 잠시 쉬어간다. 훈련은 1군 선수단과 같이 한다. 

불펜 자리가 잘해야 본전인 어려운 자리. 실패의 기억은 빨리 털어내는 게 불펜에게 필요한 부분일 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동료들이 괜찮다면서 위로 많이 해줬다고. 순간순간을 사는 이들. 가끔은 그런 그들이 안쓰러울 때가 있다. 

새로운 한 주의 첫 경기. 중요한 경기였는데 실수가 많았다.

'장타'를 숙제로 내세운 이민우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지만,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윌리엄스 감독이 자주 하는 말처럼, 야구라는 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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