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타이거즈

최형우의 최형우에 의한 최형우를 위한

by 2021S 2020. 7. 15.

 

후배들과 나란히 앉아서 한참을 이야기하던 최형우

 

 

요즘 이기는 날에는 '최형우'가 화제다. 

지난주 눈물 젖은 인터뷰를 했던 최원준, 황대인은 최형우의 이름을 언급했다. 

최원준은 '방향성'을 이야기하면서 최형우를 말했다. 시작과 다른, 기대와 다른 시간을 보내면서 최형우와 많은 이야기를 하고 또 물으면서 방향을 잡았다고 그랬다. 

황대인은 "오늘은 너다"라며 점지를 받았다. 최형우의 이야기 덕분인지 첫 타석부터 홈런, 데뷔 후 첫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황대인이 주인공이 된 이 날 공교롭게 최형우 홀로 못 쳤다. 최형우가 침묵하면서 선발 전원 안타는 실패했다.  황대인 왈 "말 걸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ㅋ

키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3안타 치면서 스윕에 한몫을 했고. 

하루 쉬고 다시 나온 경기에서는 극적인 역전 스리런의 주인공이 됐다. 

각본 없는 드라마 같던 경기.

적으로 다시 만난 동료. 삼성의 마운드와 타선을 대표했던 두 사람이 유니폼을 갈아입고 적으로 만난 첫 장면. 

점수는 2-2.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 

최형우가 3구째 반응하면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추억의 음악 한 곡 흘러나와 줘야 할 것 같던 장면. 

그리고 9회말도 드라마 같았다. 

'돌부처' 오승환을 보면서 프로야구 선수, 마무리 꿈을 꾸던 전상현이 적의 마무리 투수로 등장.

보란 듯이 3구삼진. 삼진 또 삼진. 

마무리의 부재 속 '마무리'로 나와서 '우상' 앞에서 세이브를 올렸다. 

지난번 삼성과의 홈경기 때 오승환이 처음 챔피언스필드를 찾았고. 윌리엄스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는 오승환을 안 보면 좋겠다"며 웃었다. 전상현은 "인사 못 해봤다(시무룩). 뛰는 것만 봐도 멋잇다"라면서 내심 마운드에서의 모습을 못 보는 것을 아쉬워했다. 

오승환이 나오면 팀에는 좋지 않은 상황.  옆에서 홍상삼은 "TV로 보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나중에 치킨 사들고 야구장 가라"고 말해서 나를 뻥 터지게 했다. 

https://youtu.be/7xAXtledBsY

 

야속한 세월.. 흔들린 우상 그리고 자신의 세이브. 전상현에게는 여러 생각이 교차했을 것 같다. 좋으면서도 뭔가 섭섭한 기분도 있지 않을까?

역시 대구에서 태어나서 5살까지 살았던 '삼린이' 박찬호는 동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다시 최형우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여러 차례 말했지만 담백한 선수다. 기자 입장에서는 재미없는 선수일 수도 있고. 

쇼맨십으로 자신을 멋있게 포장하는 선수들도 있고, 이게 프로의 자산 중 하나라고도 생각하는데. 최형우는 그런 건 없다. 

진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수.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해서 은퇴식도 안 하겠다는 선수 ㅎ. 

반대로 그래서 최형우가 하는 말은 진심들이라서 좋다. 그냥 하는 말은 없는 것 같다. 

이번 캠프 때 후배들이 빨리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데, 아빠가 아들의 성장을 바라는 그런 느낌으로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더 잘해서 자리 지키고 계약을 해야지.. 이런 게 아니라. 우리 후배들이 잘 크면 미련 없이 당연하게 떠나야지~ 이런 느낌으로. 

말뿐만 아니라 모습으로도 보인다. 나는 이런 게 좋으면서도 괜히 섭섭하다. 뭔가 시간이 세월이 흘러가고 있고, 세대가 변화하는 지점으로 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도 목표는 42살까지 야구하는 것이라고 했으니. 아프지 말고 끝까지 달려봅시다. 부끄럽고 어색해도 은퇴식은 꼭 하고. 

오늘 홈런으로 13년 연속 자릿수 홈런 달성. KBO리그 통산 7번째. 

박찬호의 적시타로 동점 득점 그리고 홈런으로 타점과 득점 동시에 올리면서 999득점. 1000득점은 KBO리그 통산 18번째 기록이 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