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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SNS

봄날

by 2021S 2020. 12. 31.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았던 2020년이었다. 

어느 순간 당연하지 않은 것에 익숙해져 갔다. 그러다가 덜컥 겁도 나고 화도 났다. 

영영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건 아닌지. 세상은 멈춰버렸는데, 미래는 걷잡을 수 없이 빨리 달려가서 한참 뒤처지는 건 아닌지.. 겁이 났다.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는 무책임한 자들 때문에 화도 났다. 누군가에 대한 화도 있었지만, 그냥 그 순간에 대한 화도 생겼다. 누구를 향하는 건지 무엇에 대한 화인지도 모르고 화가 났다. 

그러다가 절망이 찾아왔다.  이런 심정으로 자포자기하면서 이 터널의 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득해지기도 했다. 

그날이 그날이었던 2020년이다. 돌아보면 비슷한 모습으로 비슷한 순간을 살았다. 

웃는지 우는지 모를 마스크속  얼굴을 감추고. 

한편으로는 똑같아져 버린 세상이 편한 것도 같았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무덤덤하게 맞이하는 1년의 마지막날인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지난해. 2019년이 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맞았던 2020년이었는데...

올해 하루하루가 쌓이면서 조금씩 나는 나의 자리로 돌아왔다.  멈춘 세상에서 다행히 내 세상은 멈추지 않았다. 

요즘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사람들의 떼창을 보면 그렇게 눈물이 난다. 언제 사람들이 같이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을까. 

곧 올 것이라 믿는다. 1년이 겨울이었던 2020년. 그래서 다가올 봄이 더 포근하고 감사할 지도 모른다. 

2020년을 산 .. 세상의 모든 사람들. 애썼다. 우리는 버티고 있고, 이겨낼 것이다.  해피 뉴이어. 

 

*요즘 또 하나 BTS의 봄날을 들으면 눈물이 핑돈다.  주문처럼 부르고 있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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