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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소원을 말해봐 (feat 엄지성 윤중현)

by 2021S 2021. 9. 12.

 

인터뷰를 한 선수 결과가 안 좋으면 괜히 마음이 그렇다. 
김펠레가 된 기분이 들 때도 있고, 내 탓 같을 때도 있다.

물론 인터뷰의 영향이 얼마나 크겠냐만은. 
그래도 그렇다. 
그래서 반대로 인터뷰한 대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더 기분이 좋다. 

이번 주 두 명의 선수를 인터뷰했다. 
광주FC 엄지성과 KIA타이거즈 윤중현. 

“아직 도움이 없어서 도움을 하고 싶다”던 엄지성. 
“5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것 보여주고 싶다. 올 시즌 그냥 승 말고 몇 승 하고 싶다”던 윤중현. 

오늘 엄지성은 수원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김주공에게 좋은 크로스를 올려주면서 목표했던 첫 도움을 기록했다. 
승리를 이야기했던 윤중현은 5이닝 2실점으로 프로 데뷔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3승을 목표로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엄지성은 금호고 졸업하고 올 시즌이 첫 시즌이다. 

목표가 5경기 출전이었는데 벌써 27경기에 나왔다. 광주가 올 시즌 27경기 했다. 전 경기에 나와서 3골 기록. 4호골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대구 원정에서... 확실한 기회가 있었는데 금호고 선배 엄원상이 엄지성을 못 보고, 패스 대신 본인이 해결하려다가... 

“아 이건 골이다”라는 생각으로 카메라 위치 확인하고 골 세리머니까지 준비했다고. 방방 뛰면서 아쉬워하는 게 보였고. 경기가 끝난 후 형들이 대신 원상이 형을 구박해줬다고 ㅎ. 

2019년에는 금호고 엄지성으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U17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하기도 했고, 전국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4강전에서 ‘원더골’을 선보였다. 

손흥민이 번리전에서 70m 원더골을 선보이기 며칠 전에 엄지성도 비슷한 원더골을 장식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질주를 시작해 오른발로 오른쪽 골대를 뚫었고, 엄지성은 오른쪽 측면을 뚫고 왼발로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FC 엄지성으로 다시 만났는데. 막내답다.  

막내답게 ‘패기’로 뛴다. 공 잡으면 일단 슈팅부터 하고 본다. 예측불허 바로바로 슈팅을 날리는 모습이 좋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렇게 하다가 골이 나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막내답지 않은 것 일수도 있겠다. 괜히 선배들 눈치 보느라 자신의 플레이 못 하고 개성을 잃는 경우도 있는데. 엄지성은 그렇지 않다. 그만큼 선배들도 막내 다독다독하면서 잘한다고 칭찬하면서 함께 키우고 있다. 

2학년 때 팀의 에이스로 뛰었던 1년 선배 허율도 있어서 더 든든할지도 모르겠다. 눈빛만 봐도, 움직임만 봐도 알 수 있는 동료. (마음과 달랐던 지난해를 보낸 허율, 올 시즌 기다렸던 프로 데뷔 무대를 치렀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애타게 기다렸던 데뷔골을 만들었다. 신인 때 인터뷰하면서 “뚝배기 맛집이 되겠다”고 해서 웃었는데. 오늘 드디어 맛집 개업했다. 헤더로 데뷔골!)

엄지성하면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골을 잡았을 때 해결할 것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돌파해서 슈팅을 하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든. 공을 잡았을 때 ‘애는 하나하겠다’생각하게 만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 시즌 목표는 도움은 이뤘으니... 다음 목표는 ‘사이드에서 볼을 잡고 안으로 감아차서 구석에 골을 넣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큰 목표는 자신의 우상인 손흥민과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것. 같이 훈련만 해봐도 축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광주일보에서 발간하는 문화매거진 예향 인터뷰를 위해서 만난 것이라서 꽤 길게 인터뷰를 했다. 신문에는 짧게. 나중에 긴 인터뷰는 예향과 광주일보 유튜브 확인하시길!

그리고 윤중현은 주중 원정이라서 전화 인터뷰를 했다. 

광주일고 시절에 저장해놓은 번호 그대로 변함없는 번호. 원정에는 룸메이트도 있으니 간단히 하려고 했는데 야구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화가 길어졌다. 

인터뷰 끝나고 룸메이트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제 정신적인 지주입니다”라고 답을 했다. 나도 바로 “홍상삼?”이라고 말을 하고 웃었다. 예전에 홍상삼 인터뷰할 때 윤중현이 지나간 적이 있다. 그때 ‘정신적인 지주’라고 강조를 하던 윤중현. 아무튼 후배님 인터뷰 배려해주신 룸메이트님께 사과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음 목표는 첫 승이냐는 질문에. 윤중현은 “그냥 승 말고 몇 승”이라고 말했다. 데뷔승을 넘어 그 이상의 목표를 보고 있던 윤중현. 

앞서 3차례 선발 등판은 있었지만 사실상 진짜 선발 등판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승리라는 게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다. 나만 잘해서 할 수가 있는 게 아닌 승리. 오늘은 동료들이 공수에서 도왔다.
 
지난 두산전에서는 1회부터 정신이 없었다. 
상대가 미란다여서 1점만 줘도 패전이 될 수 있으니까 최대한 점수를 안 주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다고 하는데. 친구 박찬호와 김태진이 정신을 쏙 빼놨다. 

던지면서도 “볼이 안 보이나???”라고 생각했다고 ㅋ. 
비 때문에 이틀 쉬고 하는 경기 더블헤더 첫 경기라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들 이야기해주셔서 “나 할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고. 

고졸, 대졸이라서 뭔가 박찬호가 더 어린 느낌이고 그런데 .. 친구들이다 ㅎ. 고등학교 때 장충고랑 경기도 많이 했고, 박찬호 KIA 입단하고 나서도 심우준과 해서 친하게 지냈다고. 김태진도 친한 친구이고. 

광주일고 시절 윤중현. 이때 상대가 순천효천고 차명진. 박계범도 같은 학년. 


친구들이 자기 등판하면 뭐라도 더 해보려고 하는 게 보인다는 윤중현. 

두산전 실수가 있어서 한화전 때 미안해하면서 더 열심히 하던 김태진. 박찬호도 “친구가 선발이라서 더 힘 난다”면서 응원해준다고. 자기 등판 때 찬호가 꼭 하나씩은 해준다고 했는데 오늘도 2타점 적시타 날려줬다. 

만루홈런인 줄 알고 홍보팀이 KBO에 기록 확인하려고 전화기 들었다가 놨다. 박찬호 수비하다 어깨 다친 날 선발도 윤중현. 당시 또 다른 친구 차명진이 “친구가 친구 도와주려고 몸을 날리더라”고 이야기하던 장면. 

오늘 마운드 올라가면서 계획이 ‘포수 사인대로 던지기’였다. 
그래서 커브를 덜 던지고 체인지업 승부를 하고, 투심도 던졌다. 중간 중간 커브를 던지고 싶었는데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사인 대로 던졌다는 윤중현. 대신 커브를 효율적으로 잘 사용했다. 

빠르게 승부 하고 컨트롤, 커브·체인지업에 자신 있지만 아무래도 투스트라이크 이후가 고민이다. 

“커브, 체인지업도 자신 있는데 빠른 변화구가 없어서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던질 수 있는 공이 한정된 것 같다. 좋은 카운트를 잡아놓고서 타자들이 쉽게 맞힐 수 있는 공을 던져야 하는 데 그게 단점이다. 슬라이더 같은 빠른 변화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올 시즌 끝나고 나서 슬라이더 공부할 계획이다. 다 계획이 있는 윤중현. 

엄지성과 윤중현 의외의 경력.  

엄지성은 골키퍼로 시작했다. 그냥 공 막는 게 좋아서 집에서도 형(엄원상이 형아니다ㅎ 친형은 역시 금호고 출신의 엄지훈)에게 공 차달라고 하면서 골키퍼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키가 작아서 필더로 전환을 해야 했다. 키가 컸더라면 골키퍼를 하고 있었을 거라는 엄지성. 

몸 탄력이 좋다. 그래서 드로잉 할 때도 놀랄만큼 멀리 던지고, 올 시즌 헤더로도 골을 기록했다. 키가 컸더라면 골키퍼로도 성공했을 것 같다!

윤중현은 포수였다. 나는 광주일고 사이드암 윤중현만 기억하고 있는데...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포수였다. 
다른 선수에게 밀려서 투수가 됐는데 전화위복이 됐다. 포수 했으면 지금은 야구를 못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웃던 윤중현. 
“유사시 포수 가능?”이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포수 가능하다”고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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