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타이거즈

KIA 이우성, 노력도 배신한다

by 2021S 2023. 7. 18.

KIA에서 인터뷰가 심심한(?) 선수를 꼽으라고 하면 최형우?

사연도 많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굵직굵직한 순간도 많이 연출했지만 인터뷰는 심심하다.  본인도 안다. 

기자들이 원하는 그런 뭔가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못한다는 것. 그게 최형우의 매력이다. 

겸손일 수도 있고 냉정한 객관화일 수도 있고.. 일단 가식을 싫어한다. 프로 선수에게는 하나의 능력일 수 있지만 과장, 포장이 없는 선수. 

다시 말하지만 기자로서는 재미없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이우성가 최형우를 많이 따른다. 

"나도 기자들한테 뭔가 쓸 것을 주고 싶은데 나 알잖아요".. 이런 이야기이자 인터뷰를 얼마 전에 최형우와 했다. 덕아웃 의자도 아니고, 덕아웃 옆 마루 바닥에 앉아서.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우성이 나왔다. 선배님 식사 챙겨야 한다고. 

최형우가 토끼 눈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온 커피차 보러 나왔을 때도 이우성이 옆에서  수행비서가 됐다. 

이우성 인터뷰하다 보면 이게 이우성이야 최형우야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것도 본인이 인정한 부분. 

인터뷰 스타일이 있으니. 이우성은 아무튼 최형우과이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세밀함에 종종 놀란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인터뷰를 하고도 내가 잘 기억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미안합니다 ㅠ.ㅠ 

큰 틀은 기억해도 세밀한 것까지는 기억 못하기도 하는데. 

이우성은 나와 했던 인터뷰를 세밀하게 다 기억하고 있다. 올해 한 인터뷰는 물론 몇 년 전 인터뷰도. 올 시즌 나를 반성하게 한 선수님이다. 

한편으로는 뻔한 또는 잘 보이기 위한 인터뷰가 아니라, 이우성에게는 진실한 있는 그대로의 인터뷰라는 것일 수도 있다. 

지난 시즌에는 선수 이우성의 매력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올 시즌에 이런 부분을 지도자들이 놓지 않고 있었구나라는 것을 느끼곤 한다. 

일단은 성실함이 이우성의 가장 큰 무기이다. 

조직 생활을 해보면 알 것이다. 능력에 성실함까지 갖춘 후배, 직원이 최고라는 걸. 하지만 다 갖춘 경우는 드물다. 

이왕 비슷하다면 성실한, 열심히 하는 이에게 마음이 가는 게 당연하다. 그런 이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도 당연하고. 

그렇게 성실함으로 어필한 이우성. 하지만 노력이 결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니다. 

이범호 총괄코치 시절에 퓨처스 리그에서 정말 죽도록 방망이를 휘둘러 본 적이 있다. 35도가 넘어가는 날씨에도 말 없이 연습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우성은 깨달았다고 한다. 타격의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 

수비는 열심히 달려서 어떻게라도 해보는데. 타격이라는 것은 운도 있고 단순히 노력만으로 되는 무엇은 아니라는 걸. 

그래서  힘들 때는 쉬기도 하고, 좋을 때는 즐기기도 하면서 타격을 대하고 있다고. 

타격이라는 게 최고의 기술도 필요하지만 상대와 맞붙어서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노력이 배신을 했지만 이우성은 그 실패로 야구의 시야를 넓히고,  싸움의 확률을 높였다. 

그리고 기회와 믿음. 

믿음을 얻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단순히 기회를 잡자라는 생각을 넘어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뭐라도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 착한 이우성은 그렇게 자신을 성장시켰다. 

올 시즌 준비하면서 1군 캠프에서도 제외가 됐지만 이우성은 이 또한 더 간절하게 야구를 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력은 배신도 한다. 하지만 언젠가 그 노력의 결실은 어떻게든 맺어진다. 원하던 목표까지는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 

인터뷰가 심심한 선수라고는 했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15분이 훌쩍 지났다. 

기자들이 딱 좋아할 포인트를 딱딱 언급하는 인터뷰가 화려한 선수도 있고 솔직한 게 매력인 선수도 있다. 솔직함도 두 가지 방향이 있기는 하다. ㅎ 박찬호와 이우성 스타일이라고 할까? 

뻔한 멘트가 아닌 솔직한 인터뷰가 좋다.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뻔한 이야기를 할 거라면 인터뷰를 하는 의미가 없지 않은가.  

아무튼 이우성과의 이야기는 진솔, 담담 뭔가...  가을 솔밭 같다. 뭐라고 꼭 집어서 말하기 그런데 아무튼 그렇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