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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feat 오선우)

by 2021S 2023. 9. 3.

가족 모임이 있어서 중간중간 핸드폰으로 경기를 봤다. 

오선우가 타석에 들어선 순간. 정말 궁금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2년을 기다렸다던 오선우의 시즌 첫 타석이었다. 등록은 8월 23일. 변화구에 방망이가 헛도는 모습을 보면서.. 쉽지 않겠다. 1군 복귀 첫 타석이기도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풀카운트. 뭔가 나올 것 같았다. 달라진 모습을 봤었고, 달라졌다고 자신을 하기도 했던 오선우라. 

맞는 순간, 올 시즌 극적인 순간 중 하나가 남았다. 

시즌 내내, 그리고 몇 년을 지켜보기도 한 선수들. 그들의 사연, 시간들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더 많은 의미가 남는 순간이 있다. 

(오선우 홈런은 참 좋았다. 그런데 홈런 장면을 보고 싶은데... 물론 팬도 소중한데 왜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 화면이 집중되는지... 이럴 땐 현장에 없는 게 아쉽다. 현장에 있었다면 내가 보고 싶었던 것들을 봤을 것인데. 긴 호흡으로 오선우를 봤기 때문에 더 아쉬웠던 장면)

지난겨울 퓨처스 선수단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날 함평에 갔다. 예상과 달리 기자들이 아무도 오지 않아서 나 홀로 신나게 취재를 하고 다녔다. 

오선우를 처음 보고 사실 좀 놀랐다. 오선우 하면 일단 화제를 모았던 옆라인, 외모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저게 오선우라고??"

살이 많이 붙었다. 도대체 오선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는 생각을 했다. 캠프 첫 날인데 자기 관리 안 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는데 그 반대였다. 

 퓨처스 주장이 됐다는 소식에 오선우를 따로 만났다. 

주장이라면서요??  

주장 할래?가 아니라 "너 주장이야"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퓨처스 주장 오선우에게 맞는 표현이다. 

아무튼.. 

오선우는 “외형은 포기했다. 외형은 필요 없다(웃음). 정말 다 포기했다. 이제는 진짜 보여줄 때다. 보여줄 시간이 많지 않아서 각오했다”라고 말했다.

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는데. 오선우의 대답은 

"외형은 포기했다. 외형은 필요 없다(웃음). 정말 다 포기했다. 이제는 진짜 보여줄 때다. 보여줄 시간이 많지 않아서 각오했다."

정말 진지했다.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 다시 한번 그 생각을 하면서 반성을 했던 날. 

오선우는 "올해 기회가 두 번은 안 올 것 같다. 한 번은 올 것 같아서 그 한 번을 안 놓치기 위해 준비를 더 단단히 할 생각이다"라는 이야기도 했었다. 

 

KIA 퓨처스 함평 캠프 주장 오선우 “한 번은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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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안 사실.. 이날 영상 인터뷰를 했었는데.. 아니 왜 영상이 없지................ 컷편집 열심히 해놓고.. .미국 출장 때문에 바빠서 완성을 안 했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다. ㅠ.ㅠ 정면샷, 옆면샷... 손 많이 갔었는데. 언젠가 완성해 보자. 

 

그 기회가 생각보다는 늦게 왔다.  사실 기회가 없을 지도 몰랐다. 양현종이 등록된 날 누군가는 빠져야 했고, 그 누군가가 오선우가 되지 않을까라고들 생각을 했는데... 산체스가 부상으로 내려갔다. 

1군에서 다시 만난 오선우를 인터뷰하면서도 놀랐다. 여유가 있었고, 생각이 있었다. 자신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그래서 그 결과가 너무 궁금했다. 타석을 보고 싶었는데. 상상 이상의 장면을 보여줬다.

물론 운이 좋았을 수 있고, 다음 타석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결과를 만들었다. 

인생도 그렇지만 프로 무대는 더 '기회'라는 게  중요하다. 어느 팀에서, 어느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선수들의 운명이 달라지기도 한다. 프로에 올 정도면 누구나 다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본 재능은 있다고 생각한다. 

'운'이라는 게 중요한 경쟁의 무대. 그런데 운도 준비된 자에게는 더 많이 따른다. 

그리고 야구라는 게 거의 매일 진행되는 만큼 일희일비의 종목인데. 기회가 오는 순간 "내가 슈퍼스타다"라면서 등장하는 선수는 극히 일부고.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에게 맞는 기회, 순간이 와야 비로소 그 능력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또 프로들의 경쟁 무대라 내공을 쌓는데 시간도 필요하고. 

그 시간을 얻는 선수가 있고,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다. 물론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다. 

시간과 사람. 경기 그 자체로도 타이밍이 중요한데,  프로 생활을 하면서도 이 타이밍이 중요하다.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지켜봤기 때문에 잘 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은가.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같은 나도 다른 내가 되기도 한다. 

긴 호흡으로 선수들을 지켜보면 좋겠다. 박찬호가 강력한 골든글러브 후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오래 냉정하게 박찬호를 지켜봤던 나도.. 읭 올해??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야구에 대한 욕심과 간절함, 센스는 예전부터 손에 꼽는 선수이기는 했다.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실수하고, 바닥을 뚫어보면서 자신의 능력을 끄집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만족하지 않고 또 달렸고 그래서 맞은 오늘이니까. 

그래서 오선우의 다음이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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