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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잔여경기의 잔여경기 - KIA 타이거즈 16·17일 운명의 빅매치?

by 2021S 2023. 10. 6.

잔여 경기의 잔여 경기 일정이 발표됐다. 잔여 경기 일정이 발표된 날에도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됐다. 
결국 나의 2023시즌은 17일에 끝난다. NC와 16, 17일 홈 2연전이 잡혔다. 
요즘 자주 듣는 이야기가.. "한가하겠네?"
KIA가 9연승을 할 동안에는 너도 나도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떠들썩했다. 광주는 그렇다. 야구를 잘 몰라도 안다. 워낙 여기저기서 야구를 보고 좋아하니까. 
어제도 한가해졌겠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물론 거의 끝난 셈이지만. 
4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경우의 수를 계산해보려다가 말았다. 일단 아시안게임 끝나고 나서 생각하기로. 그런데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기사 거의 손을 안 댔다. 원래 아마추어, 체육회 담당하는 기자가 따로 있기도 하고. 이번 대회는 어쩌다 지나가다가 보는 정도다. 
KIA가 SSG만 보면서 달렸는데. 갑자기 NC가 등장했다. 
SSG에 날개를 달아준 KIA. 선취점을 내고도 두 경기에서 연달아 끝내기 패를 당했다. SSG가 6연승을 시작했고, NC는 5연패가 됐다. 
공동 4위. 
일단 당장 다음 주 화요일 경기가 빅매치가 됐다.. 그런데 상황은 모르니까. KIA의 최종전날이 올 시즌 최대의 빅매치가 될지도. 
싱겁게 끝날 것 같은 시즌도 이상하게 끝까지 가게 된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고. KIA가 최근 우승을 이뤘던 2017년에도 끝까지 가지 않았던가. 
그래서 여유 있을 때, 느긋할 때 놓쳐버린 승리가 아쉬운 것이다. 
10월 17일이 나의 야구 마지막 취재가 될지. 아니면 며칠의 시간이 더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헛헛한 시즌이다. 매 시즌 이런저런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올 시즌 같은 시즌이 있었을까 싶다. 
선수로서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선수들이 이렇게 줄줄이 쓰러진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냥 부상도 아니고. 
나성범을 부상 다음 날 만났다. 복잡한 감정이 얼굴에 담겨있던 나성범. 눈은 마음이 창이라고. 그 눈이 참... 
최형우가 부상 당한 순간에는 축구 경기가 있어서 야구장에 없었다. 천하의 최형우가 앰뷸런스에 오르는 것을 보고, 큰 일났다고 생각했다. 정말 큰일이 됐다. 
박찬호 부상 순간은 못 봤다. 영상 편집도 하느라 잠깐 눈을 돌린 사이 박찬호가 손목을 붙잡고 있었다. 엄살 없는 박찬호가 아파하면서도 1루로 걸어나가고, 주루 장갑을 챙기는 걸 보면서.. 아프긴 아프나 보다.. 라고 생각했지 그 정도 큰 부상일 거라고 생각 못했다. 
부상 리포트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퇴근 길에 나지완 해설위원 전화가 와서 알았다. 
뼈가 부러졌는데. 말 그대로 부서졌다. 문턱에 발가락만 부딪혀도 죽을 것 같은데.. 뼈가 부서졌다. 그런데 그러면서 뛰어보겠다고. 
몸이 아픈 선수들과 마음이 아픈 선수. 이의리도 웃고는 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다. 
아무래도 나도 사람이니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더 마음이 가고 잘 맞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 좋은 있는 그대로 솔직한 사람들. 야구 선수로서의 욕심과 자부심, 자존심이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하다가 부상을 당했고 상처를 받았다. 
꽤 오래 야구를 담당했지만. 최고의 5툴(?) 선수를 꼽으라고 하면 망설이지 않고 나성범을 꼽을 것이다. 
예전에도 쓴 것 같은데  동료, 코칭스태프, 프런트, 기자들 모두에게 엄지척을 받는 선수다.  생각보다 고르게 모든 이들에게 최고의 평가를 받는 선수가 흔치 않다. 
야구도 특급으로 잘해야 하고, 귀찮은 구단 행사 일에도 발벗고 나서야 하고(야구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선수도 있는데 프로가 왜 프로인가. 구단 직원으로 구단 일에도 협력해야 한다. 구단이 좋은 상품이 돼야 한다), 인터뷰도 잘해야 하고(인터뷰 섭외하느라 홍보팀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 그 기자 누구냐고 항의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나도 종종 실수도 하는데.. 아무튼 기자로서 미안합니다), 선수들과 잘 지내고, 코칭스태프와 관계도 좋아야 한다. 인터뷰도 충실하게 하면서 보여주기가 아닌 솔직 담백해야 하는데 그걸 다 하는 선수가 나성범이다. 프런트에도 구단 관련 필요한 일 있으면 다 이야기하라고 먼저 말하는 선수가 나성범이다. 
최형우는 확실한 기준과 소신이 있어서 프런트, 기자 입장에서 조금은 까다로운 면은 있다. 그렇지만 그래서 지금의 최형우가 된 것이다. "이래서 최형우가 됐구나"라고 직접 최형우한테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ㅎ. 본인도 본인을 잘 안다. 
박찬호는 흔한 캐릭터가 아니라 한국 정서에는 조금 벗어나는 부분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취재원. 야구 센스와 경기할 때 집중력과 욕심은 톱이라고 생각하고.  
엊그제 부상 당하고 나서 자기 인생에서 제일 아프다면서도... 그걸 뛰어보겠다고 하던 선수. 
이의리는 매번 나를 감탄하게 하는 선수다. 이제 3년 차 선수가 어떻게 저렇게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지. 장난도 많이 치는데 본인 이야기대로 눈치껏 선을 잘 지킨다ㅋ. 어린 선수이면서도 어른 선수인. 영리하면서도 참 바른 선수다. 인터뷰 영상 편집할 때도 참 즐겁다. 웃는 게 예쁜 선수다.  진짜 웃음이라서 더 예쁜 선수다.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어른, 존경받는 선배가 될 것이다. 
단 ... 단순해질 필요는 있다. 
잔여경기 일정 정리하려다가 배가 산으로 왔다. 
아무튼 어떤 플레이를 할까 궁금한. 늘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보이지 않으니 어색하다. 
그 아픈 와중에도..... 팬들의 애타는 마음들을 알려줬더니. 
꽃이 지고나서야 봄인 줄 안다고.... 농담을 하던 박찬호. 박찬호다워서 웃었다. 
2023시즌이 어떻게 언제 진짜로 끝날지 모르겠지만. 벌써 봄을 기다리게 된다. 
아무튼 남은 시즌, 김기자도 후회 없이 열심히 달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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