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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더블헤더 다음 날 2시 경기…이래야만 했냐 KBO

by 2021S 2023. 9. 10.

날씨는 좋다. 어제 더블헤더가 아니었다면 더 좋았겠지. 낮인데 눈이 침침하다.

금요일 6시 30분 경기(3시간 23분)
토요일 2시 경기(3시간 32분)
토요일 6시 4분 경기(3시간 48분)

그리고 오후 2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더블헤더 다음 날 2시 경기가 맞는 것일까?

물러설 수 없는 승부, 경기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지만 집중을 할 수 없는 강행군 일정. 

9연승 기간 공격의 시작점이었던 박찬호가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모두 첫 타석에서 출루는 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홈에는 들어오지 못했다. 2루에서 견제사를 당했고, 도루 실패가 기록됐다. 어 하다가 아웃이 됐다. 

마음은 움직이고 있는데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모습. 

기자실에 앉아서 딴청도 부리면서 두 경기를 지켜본 나도 이렇게 힘든데. 선수들의 컨디션은 어떻겠나. 

어제 경기가 끝난 뒤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고 젊음을 과시해 왔던 김도영은 “빨리 가서 자야겠다”고 이야기했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전용석에 앉아서 느긋하게 선풍기 바람을 쐬고 짐을 챙기던 나성범도 자신이 장외로 날려버린 타구 속도처럼 빠르게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 글을 쓰고 앉아있는 나도 거의 눈을 감은 상황이다. 2시 경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글은 쓰고 있기는 한데. 아침에 알람 소리에 눈을 뜨기는 했는데, 11시 30분 예정된 감독 인터뷰를 땡땡이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분명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몸의 반응이 느리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허겁지겁 나왔다. 다행히 오늘은 도로 상황이 좋아서 김종국 감독과 동타임에 인터뷰실에 입성했다. 

왜 꼭 2시였을까? 2시가 좋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이대형 해설위원이 눈에 보인다. 

“원정팀 입장에서는 일찍 경기하고 일찍 가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이대형 위원은 무슨 소리냐는 표정이다. 

2시 경기 자체가 힘든데 더블헤더 다음날 2시 경기는 그래 힘들다. 

그리고 회사 일찍 끝나도 엉덩이 무거운 유부남들 사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ㅋ.  

나도 오늘 출근해서 야구를 2시, 5시에 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야 한다고 떠들고 다녔다. 

축구는 팀 상황에 맞춰서 2시에도 경기 하고 4시 30분에도 하고 3시에도 하고 8시에도 하고 7시 30분에도 한다.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융통성 있게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면 팬들도 이해할 것이다. 

더블헤더를 하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 좀 해볼 필요가 있다. 

잔여경기 일정 짜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경기 어떻게 다 소화하냐고 걱정하는 게 1, 2년 있는 일도 아니고. 

최근에는 예측불허의 날씨로 정상적으로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은 너도 알고 나도 안다. 날씨에 가장 민감한 스포츠인데 날씨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는 것일까. 

올 시즌에도 분명 어떻게든 치를 수 있는 경기들은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되겠지 취소는 올해도 여전했다.

팬들을 위한 배려일까? 

나야 뭐 마음 먹으면 144경기 다 볼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먹고 날 잡아서 야구 보러 오는 이들도 많다. 기다려서라도 야구 보고 갈 의지들은 넘친다. 

할 때 하자. 내일은 내일이고. 매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왜 그러는 걸까요?”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더블헤더에 이어 2시 경기까지 소화하느라 정신이 혼미한 김기자의 궁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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